우산 손잡이 교환

 비싼것은 아니지만, 토리와 빨간 우산이 애착이 가다.

소중히 간직하고 있던 우산의 플래스티 옷장의 손잡이가 쏙 빠져 버렸다.그냥 순간 접착제 한 방울 떨어뜨리면 바로 수리가 끝날 거라는 걸.우산 손잡이를 나무로 바꿔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그러면 바로 실행에 옮겨야...

마땅한 나무가 없어서 예전에 사서 놓은 로즈우드 각목을 썼어전체적으로 두께는 얇지만 일단 만들어 보자.

두께가 얇아서 마음대로 모양을 낼 수가 없었다.

그립감이 없네! 실패!

이걸 본 공방장은 올리브 각목을 내준다. 이 정도 두께면 충분히 모양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올리브 나무를 깎을 때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칼의 맛(나무를 깎을 때 손에 전해지는 느낌과 소리)이 좋고 올리브 특유의 은은한 향기가 아주 좋다. 그래서 높은 연봉을 자랑한다.칼이 가는 대로 잘랐더니 이렇게 생겼다.

손잡이 윗부분에는 끌자루로 쓴다 겐키(나무가 깨지지 않게 링 모양의 금속 재질을 끼운 부품)를 박아 보았다. 음 이건 좀 더 생각해보자.

내 건망증에 빠지지 말 것 을 다짐하며 '능력자' 각인까지

손잡이는 내 손 크기에 맞게 꽤나 두껍게 잘랐다. 그립감이 딱이네!

금속 겐키 대신 색깔이 짙은 로즈우드를 얇게 깎아 겐키 대신하기로 했다.

테이블의 톱에서 자르다 눈에 종이 테이프를 사용하여 수평으로 그렸다.

내 손잡이를 보고 친구도 하고 싶다.

친구 물건도 곧 깎고 나무 손잡이와 우산을 에폭시로 고정한다.

친구든 골프우산이라 크기가 차이가 난다.이렇게 24시간 건조하면 에폭시가 잘 굳어진다.

정말 멋지다. 이 우산 잃어버리면 절대 안 돼.

이 우산을 손에 들고 있으면 이런 느낌이 든다.좋은 사람과 손을 잡고 있는 듯한 느낌으로 그 사람의 좋은 향기가 내 손에 전해져 온다.우산을 접은 다음, 그 좋은 향기는 내 손에 잠시 머물렀다가 떠난다. 그래서 나무가 좋다.우산 손잡이를 만들 무렵에 비가 오고 있었으므로 빨리 이 우산을 써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었다.지금 대한민국은 역대 최장의 장마라고 한다.온 나라가 홍수 피해로 야단법석이다.아쉽지만 이 우산을 잠시 접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